4. Glenwood Springs
노천 온천이 수영장 처럼 되어 있다는 곳이다. 조금 일찍 2시쯤 도착했다. 마침 정준우는 큰일을 본 듯도 하고, 준우 먹일 시간이 되기도 해서.. “아기가 있어서 그런데 호텔에 일찍 첵인 할 수 있는지” 물었더니, 안된단다. ㅡ.ㅡ 하는 수 없이 근처 starbucks를 찾아서 준우 기저귀도 갈고, 점심도 먹이고 우리 커피한잔씩 마시고 나니.. 시간이 얼추 맞아서 일단 호텔로 들어갔다.

짐을 얼른 풀고, 노천 온천으로 향했다. 정말 수영장 규모의 온천. 수영복입혀 놓으니 준우.. 너무 귀엽다. ^^ 엊그제 핫텁에서 잘 놀았던 준우.. 역시나 여기서도 너무 좋아한다. 이렇게 작은 놈이 좋아라 놀고 있으니, 주변 할머니 할아버지들.. 신기한지 모두 한마디씩 건넨다. ^^ 이곳 물은 이상하게 조금 짜다. 온천 물이라는데.. 왜 짠 걸까. 그 짠물을.. 정준우 놀다가 무진장 마셔댄다. ㅡ.ㅡ 준우가 너무 벌겋게 익을까 싶어, 선크림 범벅으로 바르고서도, 계속 물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놀았다.

샤워가운입은 정준우.. 더 귀엽다. ^^ 준우가 이날은 계속 낮잠을 못자고 낑낑 거리더니.. 물에서 조금 놀다가 잠이 들었다. 수영장 간이 의자에 비치타월을 깔아놓고 재웠다. 엄마 아빠는 옆에서 같이 졸다가.. 벌겋게 익어버렸다
재밌게 온천을 하고는, 호텔로 돌아와 씻기고 얼른 다시 나왔다. 제니님이 말씀하신 폭찹을 먹으러. ^^;
Hotel Colorado
여기 폭찹에 반하셨다는 말을 듣고 찾아왔다. 음식을 시킨 사이 준우를 먹이고.. 우리도 먹었다. 난 폭찹을 시켰고, 윤석씨는 Salmon을 시켰다. 둘다.. 죽음으로 맛있었다. ^^ 난 돼지고기를 별로 안좋아하는데도, 이건 입에서 녹는다. 폭찹도 잘 구워진데다가 같이 곁들인 소스도 너무 맛있고.. 정말 괜찮았다. “This is the best Pork Chop I’ve ever had.”라고 말해줬더니, 웨이터 너무 좋아한다. ^^; 온천후 노곤노곤한 몸에, 선들선들한 날씨에, 노천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먹는 이 기분. 정말 좋았다. 별을 메겨보자믄.. 5개. 폭찹 20불이 전혀 안 아깝다. ^^;
Cedar Lodge Motel
저녁을 먹고 들어와서는, 일찌감치 잤다. 모두 물놀이에 피곤했던 듯.
이 호텔은.. 쩝 사연이 있다. 호텔 예약을 하면서, 더 좋은 곳에 예약을 했었는데.. 이런. 인터넷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예약하다가.. 날짜를 8월 22일이 아닌, 9월 22일로 예약하는 실수를 했던 것이? 뒤늦게 깨닫고 부랴부랴 취소하고 다시 예약하려니.. 같은 호텔이 40불 이상이 비싸졌다. ㅡ.ㅡ 하는 수 없이 조금 싼 호텔을 대충 잡았는데.. 여행 중.. 제일 후졌던 곳. 별 두개 짜리 호텔이었는데, 딱 별 두개 스러웠던 곳. ㅡ.ㅡ 여길 다시 온다면, 이 호텔은 절대 안 올것 같다. 겨우 1시간 일찍 도착했는데, 첵인 안해줘서.. 괘씸하기도 하구. ^^;
5.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다섯번째 날. 이날은 아침부터 서둘렀다. 글렌우드 스프링스부터 에스테스파크 까지 4-5시간을 운전해서 가야했고, 가서 또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구경까지 했어야 했으므로… 여기서 에스테스파크까지의 길 역시.. 경치 구경하면서 가니,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중간에 Avon, Vail 과 같은 유명한 스키장도 나오고.. 깊은 산속의 계곡을 따라 나있는 고속도로로 가니, 사진 찍으며, 준우 챙기며.. 가기 바쁜 곳이었다. ^^ 콜로라도는 길도 관광지다. 고속도로 타고가는 여행도.. 경관이 너무 좋아서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1시경에 에스테스파크에 도착. 이곳에서는 산장에 묶기로 했다. 방하나짜리 조그만 cottage였는데, 아주 귀엽고 이뻤다. 대충 짐을 내리고, 프론트 아줌마한테 근처에 맛있는 집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Mary’s Lake Lodge에 있는 레스토랑을 알려준다.
Mary’s Lake Lodge
난 vegetable pocket을 시켰고, 윤석씨는 이름은 잘 기억안나지만, 뉴욕스트립을 돈까스처럼 튀겨서 만든 음식을 시켰다. 내가 먹은 것도 맛있었지만, 윤석씨가 시킨거… 참 특이하면서 무쟈게 맛있었다. 내 음식 제쳐두고, 계속 뺏어 먹었다. ^^ 양도 엄청 많아서.. 윤석씨 안 삐졌다. ㅎㅎ 음식들 들어오쨉?. 음식 담긴 접시를 보고 입이 함박 벌어진다. 양도 많고 푸짐하고 사이드들도 맛나보이고.. ㅎㅎ 역시 강추! 어디서도 보도 듣지도 못한 곳이지만.. 산장 프론트 아줌마 말을 듣기를 잘했다. 맛있었다!!
로키산은.. 정말 멋졌다. 이곳을 가장 마지막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길 먼저 보고 다른 산들을 봤다면 너무 시시했을 거 같다. 그동안 여러 산을 넘어다니면서 계속 감탄하고 멋지다고 좋아했는데… 로키산과는 비교가 안된다.
멀리서 보던 만년설도.. 코앞에서 보고. 난 만년설이라고 해서, 산 봉우리가 다 덮여있는… 히말라야 같은 그런 그림을 상상했는데, 부분부분 조금씩 남아있는 그런 그림이라.. 살짝 실망. 그래도 이런 여름에도 남아있는 눈이 있다니 신기하기도 하다. 가장 신기한 것은.. 그렇다고 산 정상이 그렇게 춥거나 하지도 않았다는 것. 그냥 잠바 입고 있는 정도였는데, 햇살도 이리 강한데, 어찌 저 눈이 남아 있을 수가 있을까.. 참 신기하다.
로키산을 돌다가 elk라는 뿔달린 야생사슴들도 보였다. 뿔없는 그냥 사슴들도 떼로 보았는데.. (사슴 맞을듯..) 준우가 막 우는 바람에 제대로 사진을 못찍어서 아쉽다.
로키산을 한바퀴 돌고 오니.. 2-3시간이 훌떡 지나간다. 에스테스파크로 내려와서, 이쁜 가게들 기념품 가게들 구경을 하고, 산장으로 돌아왔다. 며칠간 음식점에서 먹었더니, 얼큰한 국물이 땡긴다. 그 동안 먹다가 남은 김치와 밑반찬을 모두 해치우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가려고 했던 음식점은 사실 Stanley Hotel 에 있는 레스토랑인데, 한바퀴 휘 돌면서 보니.. 호텔 자체도 멋졌지만, 그에 맞게 무지 비싸보여서.. ^^ 참치김치찌게로 올인 해버렸다. ^^;;
준우를 얼른 씻기고 먹여서 재운 후, 참치를 넣고 김치찌게를 끓였다. 뭐 있는게 없어서 아무것도 없이, 참치, 김치, 라면 만 넣어서 만든 이 찌게가 어찌나 맛있던지… 윤석씨와 젓가락 튕겨가면서 먹었다. ㅎㅎ
Valhalla Resort and Cabins

우리가 묵은 산장은 Valhalla resort and cabins라는 곳. 이곳은 자체 홈피가 있고, 사진들이 많아서 결정이 쉬웠다. 리뷰도 괜찮았다. 다만.. 요 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산속이 아니고 그냥 동네 길가라.. 약간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캐빈 자체도 이쁘고 안에 인테리어도 귀엽게 해놔서, 맘에 들었다. 조금 좁아서 준우가 놀 곳이 없었는데, 그래도 크립도 빌려주고 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부엌에는 없는게 없이 모두 구비되어 있어서 뭐 해먹기도 좋았고, fire place도 있어서 겨울에 오면 운치있고 따뜻해서 좋을 것 같다. 한가지더.. 이메일로 미리 물어보고 답장받고 그런게 가능해서.. 아주 늦게 예약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방을 구할 수 있어서 더 편리했다. 이제는 인터넷 없으면 여행도 힘든 세상이다. ^^
이제 마지막 밤. 5박6일의 일정이 다 끝나간다. 이 긴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갔는지.. 정말 꼭 다시 오고 싶은 콜로라도 이다. 다음에 오면, 여름이라면 아스펜 가는 길에 봤던 Twin Lakes에서 며칠 쉬면서 낚시도 하고 수영도 하고.. 그렇게 휴가를 보내고 싶기도 하고, 겨울이라면 아스펜 스키장으로 스키 여행을 오고 싶기도 하고, 아님.. 에스테스파크에 있는 산장에서 며칠 묶으면서 그랜비 호수나 그랜드 호수도 구경하고, 아이다호 온천도 가고 하면서 쉬고 싶기도 하고…… 벌써 몇번의 여행 계획이 세워진다. 아 아쉬운 밤이다. 돈 많이 벌어서 콜로라도에 별장두고 시즌마다 다녀갔으면 딱 좋겠다. ^^;;;
정준우의 여행
확실히 8개월 아기가 하기에는 힘든 여행이었다. 아무리 일정을 줄이고 했어도, 5일밤을 계속 다른 곳을 찾아서 잤으니.. 장소가 바뀌어서도 스트레스 받았겠지만, 차에서 이동하는 시간이 길때도 많이 힘든 모양이었다. 여기서 느낀 점은, 시간을 잘 맞췄다가, 준우가 졸려하기 시작할 무렵에 출발을 해야… 금새 잠들어서 이동이 쉽다는 점. ㅎㅎ 여행 후반으로 갈 수록 몸도 피곤해지고 해서 그런지.. 좀 징징대는 일이 많아졌다. 나중에는 “징징이 정준우”라고 불렀는데.. ㅋㅋ 이 징징대는 것이 습관이 되서 피츠버그로 돌아와서도 그럴까 좀 걱정이었다. 또 힘들어서 그랬는지 엄마 껌딱지가 되어서.. 엄마한테 매달려 징징거렸다. 밤에 잘때도 안아서 재웠고, 징징댈때마다 힘들어서 그러려니 하고 계속 받아주고 그랬어서, 혹 버릇이 들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집으로 돌아온 날.. 장난감 앞에 떨궈주니 언제 엄마 껌딱지였냐 싶게 바로 뒤도 안돌아보고, 마루를 휘젓고 다닌다. 다행~~ ^^;

DVD portable player를 들고 갔었다. 이것의 위력이 이렇게 클지.. 정말 몰랐다. 차에서나 비행기에서나 레스토랑에서 지겨워하고 칭얼댈때마다 베이비아인스타인을 하나씩 틀어줬더니, 조용~~~ 엄마아빠가 제대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 짐싸거나 그럴때도 한번씩 틀어주면, 신경안쓰이고 뭘 하기가 너무 쉬웠다.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싸돌아다니는 거 좋아하고, 나가 먹는거 좋아하는 우리로써는 best 아기용품중에 하나로 들어가야하지 않을까 생각. ^^;
여행 그 이후
접질린 발목은.. 이제 푸르딩딩에서 노랗고 보라색으로 변했고, 붓기도 많이 가라 앉았다. 그래도 심하게 아프지 않아서 돌아다니고 걸어다니는데 크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윤석씨가 이 때문에 좀 더 고생했다. 여보야~ 수고했다. ^^
나의 랩탑은… 돌아온 날 밤. 윤석씨가 다 분해해서 하드만 꺼냈다. 그걸 USB로 데스크탑에 연결해서 보는데.. 영 인식을 못하다가.. 하드의 케이스까지 뜯고 난리를 쳐서, 겨우 인식하게 함. 일부는 아주 손상되서 전혀 읽혀지지가 않았지만, 그래도 논문 작업한거는 거의 다 살려서 카피했다. 십년감수~ 윤석씨는 의기양양해서… 엄청 생색 내고 있음이다. 봐줘야지 모~ ㅎㅎ
정준우 잠훈련했던게 도루묵이 되었을까 걱정했는데, 크게 힘들지 않게 다시 잘 잔다. 잠 드는 것도 금새 잘 들고.. 더 고마운건.. 낮잠도 안아주지 않아도 뒹굴거리다 징징거리다 금새 혼자 잠든다는 점. 이건 여행전에는 없던 일이다. 아직 여행 다녀온지 2일밖에 안되서, 피곤한 여파가 남아서 그런건지.. 쭉 그럴건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여행후유증이 덜해서 정말로 다행이다.
이제 모두 일상으로 돌아와야한다. 아.. 싫다. ^^ 다음주부터는 준우도 다시 데이케어에 가야하고, 나도 학교에 나가야 하고… 다음주는 개강이라 학생들 북적거릴텐데. 음.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 여행은 좋은데, 이게 가장 힘든 부분이 아닐까 한다.